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특유의 슴슴함과 은은한 육향으로 중독성을 자랑하는 평양냉면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미식가들의 필수 코스입니다. 처음 접할 때는 '이게 무슨 맛이지?' 싶다가도 돌아서면 자꾸만 생각나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의 수많은 노포 중에서도 대중성과 깊은 내공으로 손꼽히는 가장 대표적인 평양냉면 3대 맛집의 특징과 매력을 가이드해 드립니다.

     

    필동면옥, 우래옥, 평양냉면, 생활의달인 평양냉면, 을밀대, 해주냉면, 오장동함흥냉면

     

    육향의 대명사이자 입문자들의 성지, 을지로 우래옥

    1946년 개업 이래 8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을지로 우래옥은 평양냉면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곳입니다. 이곳 냉면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노포들에 비해 육수의 빛깔이 짙고, 입안을 가득 채우는 소고기 육향이 매우 강렬하다는 점입니다. 동치미 국물을 섞지 않고 오직 순수한 한우만을 사용하여 국물을 내기 때문에 슴슴한 맛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진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놋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면발은 메밀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으며, 고명으로 올라간 달콤한 배와 절임 무가 육수의 묵직한 맛과 완벽한 밸런스를 이룹니다.

     

     

    깔끔하고 투명한 육수의 정석, 장충동 평양면옥

    평양에서 대를 이어 내려온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충동 평양면옥은 그야말로 '깔끔함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맛집입니다. 그릇 바닥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육수는 첫 모금을 마셨을 때 마치 물을 마시는 듯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목 넘김 이후에 잔잔하게 밀려오는 육향의 여운이 일품입니다. 면발은 메밀의 겉껍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제면하여 유난히 희고 고우며, 씹을수록 구수하고 뚝뚝 끊어지는 메밀 본연의 식감을 제대로 살렸습니다. 얇게 썬 수육과 편육이 고명으로 올라가며, 자극적이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담백함을 선호하는 골수 평냉 마니아들이 특히나 지지하는 곳입니다.

     

     

    의정부파의 정통성을 잇는 고춧가루의 매력, 필동면옥

    충무로 남산골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필동면옥은 계보가 확실한 '의정부파 평양냉면'의 중심축으로, 독특한 비주얼과 맛의 개성을 자랑합니다. 이곳의 냉면은 서빙되어 나올 때 육수 위에 가늘게 썬 파와 고춧가루가 톡톡 뿌려져 있는 것이 시각적인 가장 큰 특징입니다. 슴슴하고 차가운 고기 육수에 고춧가루가 더해지면서 끝맛에 아주 미세한 칼칼함과 개운함이 돌아 지루할 틈이 없는 맛을 선사합니다. 얇고 탄력 있는 면발은 메밀과 전분의 황금 비율로 찰기가 느껴지며, 냉면과 함께 차갑게 식혀 쫀득한 식감을 극대화한 돼지고기 '제육'을 곁들여 먹는 것이 이곳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으로 통합니다.

     

     

    평양냉면은 집집마다 고기를 끓여내는 방식과 메밀면의 배합 비율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개성을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식초와 겨자를 넣기 전 본연의 육수를 먼저 음미해 보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인생 평냉집'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오랜 세월의 내공이 담긴 맑고 깊은 냉면 한 그릇으로 입안 가득 번지는 은은한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

    반응형